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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菊花향기 그윽한 들녁에 서서-

갈바람. 2004. 10. 30. 06:18
-菊花향기 그윽한 들녁에 서서-

오늘다시 이른새벽 뿌옇게 공해의 연무가 내려앉은 도시를 떠나
산과들을 지나 고향빛 그리운 낯선 골짜기에 서서
나무와 새와 물과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잎새 떨어진 감나무 꼭대기 까치밥 서너개 대롱거리는
외로움이 푸르게도 시린하늘가에 흔들거리고 있다.
모두가 시들어가는 이늦은 가을을 노랑색 화려함으로

가슴 설레이게 하는 들국화여!
그 짙은향기는 애릿한 사랑의 추억에 빠져 꿈속을 헤메는듯 하고,
빈들녁 흔들리는 허수아비의 헤진옷자락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유난히도 을씨년한 늦은가을,
마른풀잎 위의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위에 들국화 너의 화사한 웃음으로
또한번의 가을은 그렇게 흘러가나보다.

단풍빛에 홀려들어 산야를 감싸돌며 우리를 불러대던
이가을엔 무던히도 고적한 외로움에 헤메였지....
가려마 가을아 오려마 겨울의 삭막한 바람아!

붙잡아도 떠나고 흘러가고 마는것이 세월이거늘...
오늘가고 내일온다고 서러워한들 지금 이순간
황홀한 국화 너의향기마저 잊을소냐....

-지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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